월탄(月灘) 선생이 도시 편의성에 밀려난 ‘독립문’ 해체를 슬퍼하며 지은 시이다.
1896년 독립협회에 의해 세워진 독립문이 지은 지 84년 만에 해체 이전되었다.
시 전문을 소개한다.
[玉骨의 解體]
月灘 朴鍾和
님이시여, 님이시여
八十평생을 모시던 님이시여
三千만 겨레가 우러러 의지하던 님이시여
玉骨永姿의 獨立門 님이시여
李朝五百년
事大의 치욕을
훨훨 씻어버리고
自主독립의 태극기를
아름답게 아로새겨
파리 凱旋門을 본 떠서
피 끓는 나라사랑으로
쌓아 올렸던 당신
당신이 자리를 옮기시다니
말이 됩니까
손 끝이 부루루 떨립니다
당신의 春秋는 八十四歲
나보다 五년 先輩로구뇨
百年이 채 못 가서
당신의 玉骨이
衣裳을 풀고 解體를 당하다니
말이 됩니까
독사같은 왜인들도
당신의 거룩한 玉骨에
감이 손을 대지 못했오이다
彫刻된 태극기를 깍어내지 못했오이다
왜적 삼십육년동안
우리 젊은이들은
날마다 날마다
西大門밖에 우뚝 서 있는
당신의 聖姿를 바라보며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흰 구름장 같은
부푸러 오르는
큰 희망을 안었오이다
三·一독립운동때는
밤마다 밤마다
당신의 門樓위에
죽음을 무릅쓰고
태극기를 높이달어
왜적들의 肝膽을
싸늘하게 만들었지요
이제 百年이 채못가서
우리사람의 손으로
聖姿를 解體하다니
말이 됩니까
길 때문 이라지요
高架通路를 내는 때문이라지요
길은 돌려내면 아니됩니까
千百代 아들 딸들에게 권해줄
자랑할 歷史의 이 地點이
스러져버려도 좋습니까
金華山 기슭, 무학재고개에서
山 비둘기가 웁니다
버꾹 버꾹 !
一九七九.四.十日
(註) 독립문은 甲午更張 二年後 一八九六丙申
年에 獨立協會에서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