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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제작을 위한 초고 원고로, 어부사(漁父辭), 추풍사(秋風辭), 적벽부(赤壁賦) 등 총 13개의 중국 한시가 필사되어 24쪽까지 있다. 원고지는 배접하여 한지로 표지를 만들어 오침안법(五針眼法)으로 제본하였다.
홍대학보사(현 홍대신문사) 원고지를 사용한 것으로 보아 원고 작성 시기는 고암 선생이 홍익대학 동양학과 교수 재임시기(1948~1950) 또는 이후로 추측이 된다.
이응노의 집안은 대대로 마을에서 서당을 운영하는 문인 집안으로 아버지 역시 서당 훈장을 하였다. 아버지에게 한문과 붓글씨를 배웠던 이응노의 글씨는 본 자료에서도 상당히 깨끗하고 수려하다. 필사 본문 외에도 병풍에 들어갈 글씨의 행과 수가 표시된 메모도 곳곳에 보인다.
스승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이 1923년 봄에 ‘대나무처럼 항상 푸르러라’는 의미로 ‘죽사(竹史)’ 호를 주었다. 김규진은 이응노가 그림 재주가 뛰어나다며 아꼈고 이응노는 다음 해인 1924년 제3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청죽(靑竹)〉이란 작품으로 처음 입선을 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본 자료에서도 ‘竹史’의 인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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