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출품작은 구한말 한국 최초의 공인 변호사(1906년 제1호 변호사 인가 3인 중 1인) 중 한 명이자, 당대 서예와 문인화에 뛰어난 조예를 보였던 긍당(肎堂) 이용찬(李用瓚) 선생의 묵죽도(墨竹圖)이다.
1. 작가 긍당 이용찬의 위상
긍당 이용찬은 법조계의 근대적 기틀을 다진 역사적 선각자이면서도, 서화(書畫) 방면에서는 조선말기 사군자의 전통을 올곧게 계승한 대표적인 서화가로 꼽힌다. 특히 연화도, 모란도, 묵죽화 등 전통 문인화에 능하였으며, 유려한 행초서 필치와 격조 높은 문기(文氣)로 당대 서화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 조형 및 필묵의 특징
화면은 굵은 통대나무(왕대) 두 줄기와 유연하게 뻗어 오른 어린 세죽(細竹)들이 조화로운 농담(濃淡)의 대비를 이루며 시원스럽게 교차한다. 줄기는 활달한 담묵의 일필(一筆)로 쓸어내려 둥근 원통형의 입체감과 굳센 골기를 동시에 살려냈으며, 마디마다 짙은 농묵으로 점정(點睛)하여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였다. 바람에 나부끼는 댓잎은 끝이 예리하면서도 붓끝의 탄력이 살아 있는 개자(介字)·분자(分字) 구도로 빽빽하게 쳐내어, 어떠한 세파에도 꺾이지 않는 선비의 강직한 절개와 생명력을 격정적으로 표출하였다.
3. 화제와 관지의 격조
화면 중앙 여백에는 대나무의 청고(淸高)한 기상과 달빛이 드리운 대숲의 정취를 읊은 자작 한시를 유려한 행초서로 써 내려갔다. 근대기 전문 서화가 못지않은 원숙한 묵법(墨法)과 꼿꼿한 지조가 화면전체를 지배하고 있어, 구한말 지식인의 예술세계와 문인화의 맥을 동시에 증언하는 품격 높은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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