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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고균 김옥균 필 [행서 춘일영회·태평사언시 서첩 行書] > 제17회 고완관지

상품간략정보 및 구매기능

[151] 고균 김옥균 필 [행서 춘일영회·태평사언시 서첩 行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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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1880년대 후반~1890년대 초(일본 망명기 추정)
저자 고균 김옥균(古筠 金玉均, 1851~1894)
사이즈 40.0×21.2cm, 지본묵서(紙本墨書), 절첩본(折帖本, 양면 각 25면, 총 50면 완질 완존)
시작가 8,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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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정보

원 제첨 표제 - 朝鮮 金玉均 書帖

[원문]

【앞면】

民和年豐 (민화연풍) 萬物光輝 (만물광휘)

君仁如春 (군인여춘) 時和氣清 (시화기청)

紅意綠情 (홍의록정) 桃花流水 (도화유수)

日暖風恬 (일난풍념) 水綠蘋春 (수록빈춘)

鶯啼燕語 (앵제연어) 草香沙暖 (초향사난)

雨香秀發 (우향수발) 東郊迎春 (동교영춘)

鳥鳴 (조명)

【뒷면】

花發東風 (화발동풍) 燕飛小雨 (연비소우)

留春鳥歌 (유춘조가) 花舞桃符 (화무도부)

更新淺綠 (갱신천록) 深紅長好 (심홍장호)

少年梨花 (소년이화) 雪飛花老 (설비화로)

鳥啼鳥鳴 (조제조명) 樹裏花間 (수리화간)

鶯語鳴鳳 (앵어명봉) 在樹花含 (재수화함)

雨開 (우개)

款識 : 古筠 金玉均 (고균 김옥균)

印影 : 金玉均印 (백문방인), 古筠居士 (주문방인)

 

[번역]

【앞면】

백성은 화목하고 해마다 풍년이 드니, 온 천하 만물이 눈부시게 빛나도다.

임금의 어짊은 온화한 봄날 같고, 시절은 평화로우며 천지의 기운은 맑고 상쾌하네.

붉은 꽃의 뜻과 푸른 잎의 정이 어우러지고, 복사꽃 흩날리는 물가로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구나.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고요하며, 푸른 물결 위엔 봄 물풀이 파릇파릇 돋아나도다.

꾀꼬리 노래하고 제비는 지저귀며, 풀내음 그윽한 강변 모래톱은 훈훈하게 데워지네.

내리는 봄비마저 향기로워 초목이 빼어나게 자라나니, 동쪽 들녘에 나가 기쁘게 봄을 맞이하도다.

숲속의 새들은 맑게 지저귀네.

 

【뒷면】

봄바람에 꽃망울 활짝 터지고, 보슬보슬 내리는 가랑비 속에 제비는 가볍게 날갯짓하네.

머무는 봄날을 아쉬워하듯 새들은 노래하고, 흩날리는 꽃잎 속에 새봄의 도부(桃符)를 새로이 가네.

연한 초록 잎은 날마다 새롭게 돋아나고, 짙붉은 꽃빛은 오래도록 아름다움을 뽐내누나.

젊은 날은 눈부신 배꽃 같았으나, 눈처럼 흩날리며 꽃도 저물어 가는구나.

온갖 새들이 서로 화답하며 지저귀는 곳, 무성한 나뭇가지 속과 탐스러운 꽃송이 사이로다.

꾀꼬리 노랫소리는 상서로운 봉황의 울음 같고, 나무마다 머금은 꽃망울은 곱게 맺혀 있네.

마침내 비가 활짝 개이자 청명한 천지가 열리누나.

서명 : 고균 김옥균 쓰다.

인장 : [김옥균인], [고균거사]

 

[작품해설}

 

1. 개화의 풍운아가 묵향으로 설계한 태평성대의 비원(悲願)

갑신정변(1884)을 주도하며 조선의 근대화를 도모했던 비운의 정치가 고균(古筠) 김옥균(金玉均, 1851~1894)의 절첩본 행서 대작이다. 표제 비단 장정에 단정한 해서로 [朝鮮 金玉均 書帖]이라 제첨되어 있으며, 안쪽은 앞뒤 각 25면, 총 50면에 달하는 장대한 호흡 속에 면당 2자씩 활달하고 기운찬 대자(大字) 행서로 써 내려갔다. 본 서첩의 가장 두드러진 사상적 특징은 서두의 배자에 있다. 대개 문인들의 춘일영회시가 계절의 변화나 풍경묘사로 시작하는 것과 달리, 김옥균은 첫머리에 "民和年豐 萬物光輝 / 君仁如春 時和氣清(백성은 화목하고 풍년이 들며, 임금은 어질고 시절은 화평함)"을 배치하였다. 정변의 좌절 이후 이역만리 일본에서 망명생활을 이어가면서도, 그가 평생 놓지 않았던 부국강병과 백성의 안녕, 군신이 조화를 이루는 유교적 왕도정치의 이상향을 봄(春)이라는 생명력의 계절에 빗대어 천명한 것이다. 이후 시상은 도화유수(桃花流水)·앵제연어(鶯啼燕語)·동교영춘(東郊迎春) 등 생동하는 자연의 봄으로 확장되며, 뒷면에서는 배꽃이 눈처럼 날리는 무상함(梨花雪飛)을 지나 비 갠 뒤 맑아진 천지(雨開)를 관조하는 담담하고 호방한 경지로 완결된다.

 

2. 안진경의 굳센 골기와 조맹부의 유려함이 빚어낸 웅혼한 서격(書格)

김옥균은 개화정치가 이전에 조선과 일본 양국의 식자층에서 당대 제일의 명필로 공인받았던 서예가였다. 일본 망명기 동안 정·재계 요인들과 지사들이 그의 글씨 한 점을 얻기 위해 줄을 이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본 서첩은 그러한 김옥균 서예의 원숙미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필획의 뼈대는 당대 안진경(顔眞卿) 특유의 장중하고 묵직한 웅혼함(顔體)을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운필의 흐름과 연면(聯綿)은 송설 조맹부(趙孟頫)의 날렵하고 유려한 감각을 절묘하게 융합해 냈다. 특히 40cm 높이의 서첩을 꽉 채우는 대자(大字)임에도 획의 굵기와 속도의 완급 조절이 탁월하며, 꺾임과 삐침 어디에도 망설임이나 위축됨이 없다. 비운의 망명객이라는 처지에 매몰되지 않고 당당했던 대장부의 웅건한 기개가 행간마다 뿜어져 나온다.

 

3. 산일되지 않은 50면 완질과 선명한 인영의 기준작 가치

현재 국내외에 전하는 김옥균의 글씨는 대개 단 폭의 편액(현판)이나 대련 족자, 간찰(편지) 등이 주를 이루며, 이처럼 앞뒤 50면에 걸쳐 정연한 사언대련의 구성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대작 절첩본은 매우 드물다.

서첩 말미의 자필 서명 "古筠 金玉均" 아래에는 그가 망명시절 가장 아끼고 애용했던 백문방인 [金玉均印]과 주문방인 [古筠居士] 두 과의 인장이 원형 그대로 선명하게 날인되어 있어 진작(眞作)으로서의 공인된 기준작 가치를 확고히 증명한다.

 

격동의 구한말 개화사상사의 중심인물이었던 김옥균의 정치적 내면과 예술적 성취가 한데 응축된 작품으로, 서예사적·역사적 사료가치를 아울러 지닌 명품 유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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