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작은 총 길이 35미터가 넘는 대형 두루마리 형태의 전서와 서간 모음집이다. 한 면에는 글자 각 한자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전서체가 서술되어 있으며, 대개 4~6쪽 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정성스럽게 답한 글이 지속적으로 수록되어 있다.
권두에는 “遺墨 歲在丁亥”가 쓰여 있고, 중간에 “篆海心鏡 卷之一”이 있고, 마지막에 “篆海心鏡”이라고 쓰여 있다.
35m여에 달하는 두루마리에는 한자 소리의 고저와 장단을 복합한 운(韻)의 네 가지인 사성(四聲)을 상평성(上平聲)·하평성(下平聲)·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으로 나누어 각각 구분하였다.
각각의 글자를 먼저 해서(楷書)로 표기한 뒤 그 아래에 옥저체(玉筯體 : 小篆)로 사성을 쓰고 그에 대한 변법(變法)을 다루었다. 특히, 한 글자의 획에 수십 가지의 법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조리가 분명하고 전서의 규범이 구비되어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전서법의 사전적인 기능을 지닌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아들에게 답한 서간 한 편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시 네 편지를 보고서 잘 지내고 있음을 알게 되니 매우 기쁘다. 네가 책을 잘 읽어서 이제는 여덟아홉 줄씩 글을 지으며, 제멋대로 허랑방탕하게 놀아나지 않는다고 하니 가히 사람이 되었다고 할 만하다. 내가 이 말을 듣고 기뻐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더욱 성실하게 학업 과정을 살펴서 날마다 하루하루 발전해 나간다면, 내가 어찌 너를 기특하게 여기고 사랑하지 않겠느냐! 나는 편안히 잘 지내고 있다. 줄인다. 4월 초 닷샛날 아버지가”.
○ 김진흥(金振興, 1621~)
조선후기 [대학장구]·[전해심경] 등을 전서로 쓴 역관이자 서예가이다.
본관은 선산(善山)으로 자는 흥지(興之) 또는 대이(待而), 호는 송계(松溪)이다. 1654년 역과(譯科)에 급제하였는데, 글씨를 잘 써 전문학관(篆文學官)에 등용되었으며, 관직은 호군(護軍)에 이르렀다.
여이징(呂爾徵)에게 전서(篆書)를 익혔고, 명나라 사신 주지번(朱之蕃)의 전결(篆訣)을 얻어 이를 꾸준히 연구하였다. 마침내 38체(體)에 통달하여 전서(篆書)로 그 이름을 떨쳤다. 그가 쓴 것으로 『대학장구(大學章句)』·『전해심경(篆海心鏡)』이 간행되었는데, 송시열(宋時烈)·이서하(李瑞夏)·김만기(金萬基)·여성제(呂聖齊)의 서발(序跋)이 있다.
[대학장구]는 [대학]을 38체로 쓴 것으로, 대소전(大小篆)을 비롯하여 고문기자(古文奇字) 구룡운로체(龜龍雲露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나 글자의 수는 많지 않다. 또한, 당시의 전운서(篆韻書)들이 소략하고 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그는 옥저전(玉筯篆)을 중심으로 [전해심경]이라는 운서를 지었다(5권 2책).
그는 각 글자의 변법(變法)도 연구하여 [전해심경]에는 기문이법(奇文異法)까지 수록되어 있다. 당시로서는 전서대전(篆書大全)이라고 여길 만큼 내용이 풍부하며, 또한 김진흥 자신이 필생의 작업으로 이룩하였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서예사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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